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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5-01-20 18:49
[칼럼] 분노 사회
 글쓴이 : 김종우
조회 : 1,905  

부쩍 분노가 사회의 화두가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때로 분노의 문제를 가지고 저에게 취재를 오는 분들도 있습니다.

"한국 사회에서 분노가 늘어난 것인가요?", "이런 현상을 어떻게 진단하시는지요? 

저는 사회학자가 아니고 정신의학, 한의학을 전공하는 사람이다 보니, 사회의 문제가 나오면 사회를 전체적으로 바라봄에 있어서 부족함이 있다고 하면서 이야기를 합니다. 사회를 진단하는 것은 어쩌면 저에게는 과분한 일일 것 입니다. 그리고 실제 자신의 생각이 일반 사회에서 받아들이는 것이 쉽지 않는 면도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땅콩회항 사건의 경우에도,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집단 분노'에 대하여 이야기를 꺼내게 되면, 마치 당사자를 비호하는 느낌으로 전달이 될까봐 한마디 한마디가 조심스러워질 수 밖에 없는 것이 또한 현실이기도 합니다. 분노, 그리고 사회는 그렇기 때문에 대놓고 이야기하기 어려운 주제일 때가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저 진료실에서 화병 환자를 바라보면서 세상의 분노가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에 대하여 저의 이야기를 시작하게 됩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이야기를 시작하다가도 누구나와 같이 세상을 걱정하다보니 분노 사회를 이야기하게 됩니다.

"화병 환자의 경우, 이전의 분노 억제보다는 분노 표출이 문제가 됩니다."에서 시작하여,

"사람들 모두 분노의 씨앗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언제든지 분노할 준비가 되어 있지요"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한국 사회에서 분노의 표출이 문제가 되고 있는 것만큼은 진료실이나 일반 사회에서 마찬가지입니다.

이전처럼 억울하고 분하면서도 그저 꾹꾹 참아 오고, 그래서 족히 10년이나 지나서 가슴이 답답하고, 열이 나고, 그래서 여기 저기 병원을 다니다가 그렇게 오는 환자, 이른바 '고전적 화병', '전형적 화병' 환자는 분명히 줄고 있습니다. 대신에 억울하고 분함을 이야기 하면서 결국 화를 폭발하고, 그렇지만, 해결이 되지 않아 다시 증상이 생기고. '분노의 쌓임' - '분노의 폭발' - '해결되지 않아 억울함이 있음' - '다시 분노 폭발'.... 이런 양상이 반복되면서 병원을 찾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런 화병환자의 시각으로 보게 되면 세상은 참 불평등하고, 억울하고 분한 일이 많습니다. 분노 사회가 되어버린 현실의 원인은 무엇일까에 대한 설명이 이들 환자로 부터 나오게 됩니다.

- 어느덧 한국 사회는 미래를 예측하기 어렵고, 또 사회가 그동안 원했던 덕목인 성실만으로는 자신의 삶에 만족할 수 없는 사회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대학을 간다는 것이, 직장을 얻는 다는 것이, 승진을 한다는 것이 행복이 조건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또 그저 묵묵히 성실하게 일을 하더라도 그만큼의 보상이 나에게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앞으로의 5년, 10년의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절망감과 무기력이 사회에 깔려 있습니다. 그리고 잠재적인 불안이 깔려 있게 됩니다.

: 절망감과 무기력, 그리고 불안은 그동안 우울증의 선행 요인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화를 폭발시키는 에너지의 근원으로 작용을 합니다. 이런 상황이 오래가 되면 그만큼 폭발의 에너지도 더 커지게 됩니다.

- 결국, 능력과 성실이 자신의 미래를 보장해 주지 않는다는 것에서 그렇지 않는 다른 사회의 구성원을 보게 됩니다. 다른 사람, 다른 환경과의 비교를 하게 되는 것 입니다. 그러면서 태어나면서 부터 자신의 미래가 결정되는 모습, 운이 따라줘야 자신의 미래가 열리는 모습, 그리고 이른바 백이 있어야 되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그러면서 그렇지 않은 자신의 모습에서 억울함과 분함을 가지게 됩니다.

: 억울함과 분함은 화병의 본질입니다. 그런데 사회 구성원 모두가 이런 감정을 가지고 있다면, 그야말로 분노 사회가 되는 것입니다.

- 분노는 우선적으로 문제 해결을 위한 시도입니다. 그래서 자신이 낼 수 있는 분노의 감정을 자신이 할 수 있는 아주 적은 것에서 부터 표현을 합니다. 처음에는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다가 결국 목소리를 키우고, 또 분노 표출 행동을 합니다. 처음에 조그만하게 시작된 말과 행동이 받아들여지지 않게 되면 억울함과 분함은 쌓이게 됩니다. 그리고 언젠가는 문제해결에 도움이 될, 아니 해결이 되지 않아도 자신의 감정을 드러낼 상황이나 상대를 찾게 됩니다. 그리고 그 상황이나 상대는 나에게 화를 준 사람이 아닐 수도 있게 됩니다. 자신의 분노를 받아줄 수 있는 그곳에 그동안에 쌓였던 분노가 표출되기도 하는 것입니다.

: 처음에 시도하는 문제해결의 시도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상대방의 대화에 귀를 기울인다면 문제가 커지기 전에 마무리가 되겠지요. 요즘 뉴스에서 보는 여러 사건들도 초기에 어떻게 대응했냐에 따라 결과가 너무나도 달라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 이렇게 직접적으로 자신의 분노를 준 대상이 아닌 곳으로 다른 대상을 찾게 되면, 그 분노는 집단화가 되며, 평소에는 분노를 표출조차 할 수 없었던 대상으로 그 분노는 흘러가게 되는 것입니다. 사회의 핫 이슈, 국가 기관, 권력에 대한 적개심이 드러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분노 사회를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 화와 분노는 에너지 입니다. 그 에너지는 표현할 곳을 찾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요즘은 집단 분노, 즉 공분(公憤)으로 바뀌는 경향이 있습니다. 자신의 분노를 표출할 곳을 찾다보니 그 대상이 사회가 되는 것입니다.

또 이렇게 분노 사회 이야기를 하다보면, 이런 설명이 타당한지 자문자답을 하게 되기도 합니다. 소소한 현상을 가지고 분노 사회를 이야기하고 있다고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분노는 '다른 사람'의 감정 만은 아닙니다. 분노는 그 다른 사람의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고 결국 사회에 까지 미치는 감정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개개인의 분노를 어떻게 다룰 것이냐 역시 중요한 문제가 됩니다.

화병클리닉에서는 개인의 분노를 다루고 있습니다. 이런 개인의 분노가 잘 다뤄지지 않으면 결국 사회에 대한 분노가 되고, 결국 분노 사회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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